퇴사만 하면
뭔가 인생이 다시 시작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생기니까
오히려 내가 누군지 더 모르겠더라.
명함도 없고
출근할 곳도 없고
자기소개할 말도 애매했다.
그래서 괜히 블로그를 열었다 닫았다 했다.
“나는 대체 무슨 글을 쓰고 싶은 걸까.”
그때 읽게 된 책이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 이었다.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은 어떤 책인가
처음엔 조금 경계했다.
“개인 브랜딩 시대입니다.”
“콘텐츠로 수익화하세요.”
약간 그런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은 돈 버는 공식보다
“어떤 태도로 오래 쓸 것인가”에 더 가까운 책이었다.
특히 좋았던 건
글쓰기를 성공 기술처럼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계속 흔들리고,
불안하고,
애매한 상태에서도
사람은 왜 계속 쓰게 되는지 이야기한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보다
조금 먼저 걸어간 선배 이야기를 듣는 느낌에 가까웠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무서운 순간
블로그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근데 이거 해서 뭐하지?”
조회수 숫자는 올라가는데
정작 내 삶은 그대로인 느낌.
그러다 보면
점점 자극적인 제목을 고민하게 된다.
사람들이 클릭할 만한 문장.
알고리즘이 좋아할 말투.
그런데 이상하게
그럴수록 글쓰는 재미는 점점 사라졌다.
이 책은 그 지점을 꽤 정확하게 건드린다.
트래픽 자체를 목표로 삼으면
언젠가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고.
그 문장이 꽤 오래 남았다.
결국 글은 ‘나를 설명하는 기록’이 된다
책을 읽고 나서
갑자기 인생 계획이 바뀌진 않았다.
오히려 조금 반대였다.
조회수에 덜 조급해졌다.
억지로 자극적인 글을 안 써도 되겠다는 생각.
대신
“이 사람 어떤 사람이구나”
가 남는 글을 오래 쓰고 싶어졌다.
예를 들면 그런 것들.
조용한 동네를 좋아하는 사람.
서점에 가면 자리부터 보는 사람.
사람 없는 바다를 보고
생각보다 조금 심심했다고 느끼는 사람.
그런 사소한 기록들.
어쩌면 브랜딩이라는 것도
거창한 자기PR이 아니라
그 사람의 취향과 생활이 천천히 쌓이는 과정인지 모르겠다.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이 책은 아마 이런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것 같다.
- 블로그를 하다가 지친 사람
- 조회수에 점점 예민해진 사람
- 글을 오래 쓰고 싶은 사람
- 퇴사 이후 자기 정체성이 흔들리는 사람
- 콘텐츠와 삶의 균형이 고민인 사람
- “나답게 쓰는 글”이 뭔지 궁금한 사람
특히
글쓰기를 단순 수익화 도구보다
“삶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 좋았다.
책을 덮고 난 뒤 들었던 생각
책을 다 읽고
블로그에 글 하나를 더 올렸다.
조회수는 여전히 많지 않았다.
근데 예전처럼 허무하진 않았다.
글쓰기가 당장 인생을 바꾸진 못해도,
적어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
를 잊지 않게는 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