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속마음은 드러나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한 줄에 멈췄다.
다시 읽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닌데
그냥 넘기기가 조금 그랬다.
잠깐 책을 덮고
손으로 페이지를 눌러놓은 채
가만히 있었다.
뭐가 걸렸는지
딱 집히지는 않는데
그냥, 지나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조금 있다가
다시 책을 펼쳤다.
아까 그 문장이
소설 속 그 상황이
그대로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읽혔다.
살다 보면
이상하게 그냥 넘긴 순간들이 있다.
그때는 별일 아닌 것 같아서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았던 것들
지나고 나면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들.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을 읽으면서
그런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다.
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내 쪽의 장면들
아, 이거였구나
그때 내가 느꼈던 게.
이 책은
그걸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대신,
그때랑 비슷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갑자기 멈추게 된다.
이야기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조금 아는 느낌이 들어서..
누구 크게 울지도 않고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는데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괜히 혼자 뜨끔해진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겟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비슷하게 넘긴 적이 있어서 그런갑다.
그래서 이 책은
편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대신,
읽다가 가끔 멈추게 된다.
다 읽고 나서도
뭔가 정리된 느낌은 아니고
그냥
지나갔던 감정들을
한 번 다시 스쳐본 느낌
그 정도면
된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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