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책 읽기 가능할까? 피크닉 독서 현실 후기

한강공원에서 책 읽을 수 있을까? 직접 해보니 ‘거의 못 읽는다’


한강공원에 나왔다.


캠핑용 의자를 펴놓고 않았다.

않고 나서야 생각했다.

아, 물을 안가져 왔구나.


다시 일어나기는 귀찮아서

그냥 앉아 있기로 했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가정의 달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다들 조금씩 느슨해보였다.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도

"야!"가 아니라

"야아.." 쪽이다.


급한 사람이 없다.


나도 급할 게 없어서

에코백에서 책을 꺼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이런 날엔

내용보다 제목과 표지그림이 더 중요하다.


한강공원에서 책 읽기 조건 (직접 경험 기준)

  • 햇빛 : 생각보다 강하다 (종이에 빛이 반사 됨)
  • 그늘 : 바람이 불면 계속 움직인다.
  • 소리 : 조용한데 주변에서 뭔가 계속 들린다.
  • 집중도 : 10분도 집중하기 어렵다.
  • 전체 분위기 : 책보다 주변이 더 재밌다.

책을 펼쳤다.
그리고 바로 눈을 가늘게 떴다.




햇빛이 글자 위에서 반짝거린다.
읽으려고 하면
빛이 먼저 읽힌다.

나무 그림자도
괜히 바쁘다.
책 위를 계속 서성거린다.

몇 줄 읽으려다가
그만 둔다.

굳이?

오늘은
읽지 않아도 되는 날 같았다.

결론 : 한강공원에서 책은 읽히는가?

-> 거의 안 읽힌다.
-> 대신 '그냥 앉아 있는 시간'이 남는다.

옆에서는 과자를 떨어뜨렸고,
뒤에서는 돗자리를 접었다 폈다 한다.
멀리 자전거 벨소리도 들린다.

그걸 듣고 있으니까
책보다 재밌다.

그래서 책은
무릎 위에 그냥 올려두기로 한다.

가끔 이런 날이 있다.
뭔가 하려고 나왔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들어가는 날

근데 돌아갈 때 생각하면
이상하게 손해 본 느낌은 없다.

오히려
잘 쉬었다는 기분이 든다.

아마 오늘은
읽은 날이 아니라
그냥 앉아 있었던 날이다.

근데 그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한강 책 피크닉)

  1.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
  2. 근데 사실은 쉬고 싶은 사람
  3. 아무것도 안하고 잘 쉬고 싶은 사람

한강공원 책 피크닉 팁 (실전)

  1.  오후 3~5시 : 햇빛이 강해서 독서 거의 불가능
  2. 나무 아래 자리 : 계속 그림자 움직여서 집중 깨짐
  3. 의자 필수 : 바닥보다 훨씬 오래 앉아있게 됨 (책상 있으면 더 좋음)
  4. 책은 가벼운 것 추천 (어차피 많이 못 읽음)

핵심 요약

한강공원에서 책을 읽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실패한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실패가 나쁘지 않다.

그러므로 피크닉갈 땐
책을 꼭 챙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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