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책 구경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알라딘 중고서점 연신내점은 꽤 괜찮은 선택지다. 새 책 서점과는 다른 재미가 있고, 예상하지 못한 책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나는 이날 특정 책 한 권을 찾으러 갔다. 어느 지역의 여행기를 미리 검색해보고 재고까지 확인한 뒤 방문했다. 온라인으로는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이제 가서 집어 오기만 하면 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손에 들어 몇 장 넘겨보니 기대와 조금 달랐다. 사진도, 글의 분위기도, 내가 상상했던 여행의 감각과는 거리가 있었다. 목적은 끝났다. 원래라면 바로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은 늘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알라딘 중고서점 연신내점의 매력은 우연한 발견
새 책 서점은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베스트셀러, 신간, 추천 코너처럼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쉬운 구조다. 원하는 책을 빠르게 찾기 좋다.
반면 중고서점은 조금 다르다. 누군가 읽고 내놓은 책들이 다시 새로운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계획했던 책보다 예상하지 못한 책을 더 자주 만나게 된다.
이날도 그랬다. 원래 찾던 책은 내려놓고, 책장을 천천히 둘러보다 이슬아의 소설 한 권과 마티 출판사의 《작가 피정》을 집었다.
특히 《작가 피정》은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무 그늘이 인상적인 표지였다. 그날은 이상하게 내용보다 먼저 기분에 맞는 책을 고르고 싶었다. 책을 산다기보다, 좋은 풍경을 한 장 데려오는 기분이었다.
책장을 한참 돌다 보니 결국 예상보다 많은 책을 들고 나오게 됐다. 그날 알라딘 연신내점에서 실제로 고른 책 7권과 왜 집어 들었는지는 이전 글에 따로 정리해두었다.
연신내점에서 느낀 평일 낮 중고서점 분위기
알라딘 중고서점 연신내점은 평일 낮에 가면 유난히 조용하다.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보다 천천히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책등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 할인 코너에서 한참을 고민하는 사람, 조용히 계산만 하고 나가는 사람들.
이날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CD 코너였다. 빈티지 스타일로 옷을 입은 남자 둘이 오랫동안 음반을 고르고 있었다. 서로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표정만 봐도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사람은 이상하게 행복해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CD 한 장이 그냥 물건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드는 발견이 된다. 중고서점은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하는 공간이다.
책 사이에서 발견한 작은 흔적
책을 넘기다 보면 중고책만의 재미도 있다. 이날은 책 사이에 엽서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의자가 그려진 그림 엽서였다. 누가 넣어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괜히 한참 바라보게 됐다.
새 책에서는 만날 수 없는 장면이다. 이전 사람의 시간이 아주 조금 남아 있는 느낌. 그래서 중고책은 단순히 저렴한 책이 아니라, 시간을 한 번 더 건네받는 물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백수에게 중고서점이 좋은 이유
요즘 나는 시간이 많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평일 낮 서점이나 도서관을 자주 간다. 그런 생활에서 중고서점은 꽤 좋은 장소다.
도서관처럼 오래 머물 수 있고, 일반 서점처럼 마음에 들면 소유할 수도 있다.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시간은 많고 돈은 아끼고 싶은 사람에게 꽤 합리적인 공간이다.
알라딘 중고서점 연신내점도 그런 의미에서 자주 들르기 좋은 곳이다. 책을 꼭 사지 않아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하루가 조금 정돈되는 기분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