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비어 있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보통 뭔가를 더 채우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거나,
무언가를 더 하거나,
혹은 생각을 덜어내려고 애쓴다.
그런데 꼭
채운다고 해서
그 공허한 구멍이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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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을 다루는 전혀 다른 방식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멍청은
이 지점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책에서는
그 '비어 있는 상태'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대로 꺼내서
들여다보고
다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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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으로 만든다는 발상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설정은
'구멍으로 청을 만든다'는 점이다.
보통 구멍은
막아야 하는 것이다.
옷이 구멍나면 꿰매고,
마음에 나면 채우려 한다.
근데 이책에서는
그 구멍을 재료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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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들의 이상한 식당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달토끼들은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손님을 맞는다.
돈을 받지 않고,
대신 헌 옷을 받는다.
그리고
그 구멍을 달여 만든 '구멍청'을 내준다.
이 거래는
묘하게 납득된다.
헌 옷이라는 건
누군가의 시간과 흔적이 남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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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이 아니라, 잠깐 완화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명확하다.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삶도 그렇다 그게 진짜다.
구멍청은
문제를 없애주지 않는다.
대신
잠깐 덜 아프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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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괜찮아지는 것"의 가치
이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완전히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조금 괜찮아지는 것,
잠깐 숨 고르는 것.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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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지 않는 위로
달토끼들은
크게 말하지 않는다.
조언도 없고,
해결채도 없다.
그냥
정성스럽게 만든 걸
앞에 놔준다.
이 방식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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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물성까지 하나의 경험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형태도 인상적이다.
표면이 조금 거칠다.
근데 그 질감이
이 이야기와 한결이다.
완벽하게 정리된 위로가 아니라,
덜 다듬어졌기에 느껴지는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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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공허함을 없애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비어 있을때
굳이 다 채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잠깐
그 상태로 있어도 괜찮고,
조금 덜 불편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