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문 닫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책방 문 닫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책방 문이 닫히는 시간,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의 공기가 있다.


조금 전까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있던 책들이

다시 제자리에 꽂혀 있다.

어딘가 미묘하게 흐트러진 채로.


나는 그걸 가만히 바라본다.



오늘도 몇 명이 다녀갔다.

오래 앉아 있던 사람,

책을 여러 권 꺼내보다가 한 권도 사지 않고 나간 사람,

들어오자마자 한 바퀴 돌고 바로 나간 사람.


이상하게도

어떤 사람은 기억에 남는다.


왜였을까.



계산을 도와주다가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꽤 오래 앉아 있었다.

책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자세로.


그 사람이 이 공간에서 보낸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집이 아니라서 온 걸까,

아니면

여기라서 머문 걸까.



요즘은 자꾸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왜 특정 공간에 머무를까.


가격 때문일까,

분위기 때문일까,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책방에 앉아 있으면

그 질문이 계속 떠오른다.



나는 원래

무언가를 오래 붙잡고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처럼 한 가지를 계속 들여다보는 시간이

조금 낯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루하지 않다.


같은 공간인데,

날마다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오늘은 책보다

사람이 더 눈에 들어왔다.


책을 고르는 방식,

앉는 자리,

머무는 시간.


그 작은 차이들이

묘하게 신경 쓰인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 관찰들이

어디로 이어질지.


다만 확실한 건,

나는 요즘

자꾸 멈춰서서 보게 된다는 거다.


그게 책이든,

사람이든,

혹은 어떤 공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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