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누구를 위한 걸까

블로그를 쓰다보면 한 번 쯤 드는 생각,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글을 하나 올리고 나서

괜히 다시 들어가 봤다.


조회수는 많지 않았다.

댓글도 없었다.


스크롤을 천천히 내려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적어둔 글이었다.


어디를 갔고,

무엇을 봤고,

그때 어떤 생각들이 들었는지.


며칠 전에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글을 남겼다.


그 전에는

다녀온 공간을 정리해두기도 했다.


일상,

책,

공간,

글쓰기.


그렇게 하나씩 쌓여 있었다.


한참을 내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


누가 보라고 쓰는 걸까.


누군가 읽어야

의미가 생기는 걸까.


아니면

나중에 내가 보려고 쓰는 걸까.


처음에는

그냥 쓰는 게 재밌어서 시작했다.


글 하나를 올리고 나면

묘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뭔가 해낸거 같은 성취감도.


일상을 써내려가면

하루를 촘촘히 붙잡는 느낌도 좋았다.


그래서 계속 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든다.


이게 쓸모 있는 일인가.


쓸모는 어디서 생기는 거지.


누군가가 읽어줘야.

누군가가 도움이 되어야

쓸모가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걸까.


오늘 쓴 글도

아마 금방 묻힐 거다.


어제 쓴 글처럼.

그 전에 쓴 글들처럼.


그래도 지우고 싶지 않다.


가끔

예전에 써둔 글을 다시 보면


사진 처럼 그날이 떠오른다.


그게 쓸모라면

쓸모일 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아니라도

적어도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기록.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목표를 먼저 정하기보다는

조금 더 써보려고 한다.


이게 어디에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욕심이 생긴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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